영어 공부/영어 접근법

쉬운 단어들, 한 번 정리하고 갈까? 바로 갈까?

e나비 2021. 9. 13. 18:47

- 본격적으로 살아있는 인풋들을 접하기 전에, 먼저 정해야 할 것이 있다.

- 향후 긴 여정을 함께 할 동반자, 즉 사전을 찾는 일이다.

 

- 영어식 사고와 미묘한 뉘앙스의 차이를 얻기 위해서는 영영사전이 필수라고 생각한다. 

- 구글에서 원어민용이 아닌 학습자용 사전(Learner's Dictionary)을 검색해 보면, Merriam-Webster(메리엄-웹스터), Oxford(옥스포드), Cambridge(캠브리지) 등 3개의 사이트가 제일 먼저 눈에 띈다.

 

- 메리엄-웹스터의 경우 비주얼적으로 깔끔한 구성이 돋보이지만, 옥스포드나 캠브리지에는 있는 '단어 수준(레벨)'에 대한 언급이 일체 없다.

- 한편 옥스포드의 경우 부가 설명들이 좀 더 자세하고, 대체로 예문들도 더 풍부해 보인다.

- 캠브리지의 경우 핵심 설명만 간단하게 나와 있고, 더 자세한 내용을 알고 싶으면 자신들이 출판한 'English Vocabulary in Use'를 참고하란 식으로 책장사를 하고 있다.

 

- 위 세 가지 중 어떤 사전을 고를 것인가?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라는데, 이것도 참 만만치 않은 작업이다.

- 아무튼 지금 드는 생각으로는, 사전에 너무 욕심부릴 필요는 없지 않을까 싶다.

 

- 우리가 과거 학창시절 국어사전을 찾던 경우를 떠올려 보자.

- 뭔가 열심히 책을 읽다가 막히면 사전을 찾아 무슨 뜻인지 대충 파악한 후에 바로 사전을 덮지, 그 단어에 대한 설명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고, 예문도 빠뜨리지 않고 다 읽고 나오는 경우는 극히 드물었다는 사실이다.

- 사전을 찾아 신속히 궁금증을 해결한 다음, 곧바로 원래 읽던 책으로 돌아가 글의 중심이 되는 흐름을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하지 않았던가?

- 모르긴 해도, 영어 단어도 그렇게 해결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 싶다. 

 

- 과거 내가 대학시절 때였던가? 코린스코빌드 영영사전을 중심으로 단어를 깊이 공부하는 것이 유행일 때가 있었다.

- 그때 나도 그 사전을 구입해서 단어 뜻을 하나하나 씹어먹으려고 한 적이 있었는데... 당시에는 꽤 유용하다고 믿고 한창 열심히 하기도 했지만, 종종 '망망대해에서 뚜렷한 목표도 없이 표류하는 듯한 기분'을 지울 수 없었다.

- 가장 큰 단점은 도대체가 진도를 나갈 수 없었다는 사실이다. (크라센 박사가 말하는 "처음부터 완벽을 추구하지 말 것."이 어떤 의미인지 크게 와 닿는다.)

 

- 아무튼, 처음 접한 어떤 개념이 이해되지 않을 경우 계속 끌어안고 끙끙댈 것이 아니라, 과감하게 건너뛰어 가던 길을 계속 갈 필요가 있다. 그렇게 끝까지 한 번 진도를 빼고나서 나중에 다시 반복하게 되면, 누가 특별히 가르쳐 준 적이 없는데도 저절로 이해되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이다. (크라센 박사는 언어도 이런 식으로 저절로 습득될 수 있다고 보는 것 같다.)

 

- '이해할 수 있는 인풋', '흥미로운 인풋', '살아있는 인풋'을 '몰입해서 읽고, 또 읽기'(반복하기) 

 

- 향후 내 영어 접근법은 위 한 줄로 간단히 요약된다. (항상 이 대주제를 기억하자.)

 

 

 

내가 당장 감당할 수 있는 어휘 수가 얼마나 될까?

 

- 현재 내 어휘 수준을 파악하여, '반복할 대상'의 범위를 좁힐 필요가 있다. 

- 그렇게 범위를 한정하여 그놈들만 계속 조지는(?) 거다. 만약 어떤 글을 읽다가 내가 정한 범위를 넘어서는 단어가 나오면 그냥 무시하고 건너뛰자는 것이다.

 

CEFR 레벨

- CEFR 이란 언어레벨이 있다고 한다.

-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기준으로써, 옥스포드와 캠브리지 사전 역시 이에 따라 단어 수준을 구분해 놓고 있다.

- A1은 입문자용, A2는 초급, B1은 중급, B2는 높은 중급, C1은 고급으로 분류된다.

 

- C2는 원어민 수준의 단어들이기 때문에 일단 관심을 끄는게 좋을 것이다.

- 현실적인 최종 목표는 B2, 혹은 조금 욕심을 내어 C1까지도 잡아볼 만하다.

 

 

 

- '옥스포드 러너즈 딕셔너리' 사이트에서 위 '옥스포드 3000' 단어들을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데, 놀랍게도 B2 수준에 접근하는데 겨우 3000개 단어면 충분하다는 사실이다.

- A4용지 한 장 크기에 대략 280개 단어가 들어있고, 총 12장 분량에 불과하다. 즉, 우리가 단어를 몰라 영어를 못 하는게 아니라, 영어 문장을 만들 힘이 없는 것이다.

- 그리고 크라센 박사의 주장대로라면, 우리는 단지 그동안 '살아있는 인풋'을 충분히 경험하지 못했던 것뿐이다.

 

 

 

- 그렇다면, C1 레벨 수준은 어느 정도 될까?

- 위 '옥스포드 5000' 리스트를 보면, '옥스포드 3000'에서 추가되는 2000개 단어들을 확인할 수 있는데... 이 역시 수준이 크게 높지 않다. (대학교 이상에서 취업 준비나 수험생활을 해본 성인 기준)

 

- 나 역시 영어를 완전히 손 놓은지 10년이 넘어 기억이 가물가물한 단어들도 좀 보이지만, 전부 다 낯이 익은 단어들이다. 

- 우리가 10년 전에 알았던 사람을 우연히 길에서 만났을 때, 이름이 퍼뜩 잘 안 떠오르는 정도의 느낌이랄까? "하~ 이거이거 누구시더라?"

 

- A4 용지로는 8장 분량인데...  '옥스포드 3000' 단어까지 다 더하면 총 20장 분량.

- 이 정도까지는 본격적인 인풋 활동 전에 부담없이 한 번 정리하고 가는 것도 나쁘지 않아 보인다. (15,000개도 아니고 5,000개만 습득하면 된다니... 정말 어깨에서 큰 짐을 하나 내려놓은 듯한 기분이다.)

 

- 오카이? 앞으로 이 5000개의 범주에서 벗어나는 것들을 만나면 그냥 패스~

 

- 초보자가 생으로 암기해야 한다면 엄청 부담이 되겠지만, 5000개 단어를 퍼뜩 정리해서 출발할 수 있다면 시간을 많이 절약하는 것이 된다. (그래도 과거 수험생활 했던게 완전히 헛된 것은 아니었다는...)

 

 

 

- 만약, 영어 생초보자라면 위와 같이 CEFR 기준으로 나눠놓은 것을 구해서, A1(입문자용) 단어들부터 소화한 후에 A2, B1, B2 순으로 레벨업 하면 될 것이다.  

 

 

 

단어들을 어떻게 정리할 것인가?

 

- 단어들을 먼저 정리하고자 하는 이유는, 책을 읽다가 단어 때문에 막혀서 사전 찾는 횟수가 많아지면 메시지 혹은 스토리에 몰입할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. (문장의 어순이나 패턴, 콜로케이션에만 집중해도 머리에 과부하가 걸릴텐데, 단어들까지 애를 먹인다고 생각해 보라.)

 

- 그렇다고 해서 단어들 하나하나 철저하게 정리하자는 것도 아니다.

- 어차피 '살아있는 인풋'(수많은 문맥) 속에서 반복적으로 봐야 할 단어들이고, 뉘앙스라는 게 그렇게 한 번에 정복되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.

 

- 대신 글 속에서 단어를 딱 보는 순간 이 녀석이 '옥스포드 5000' 안에 포함된 단어인지 아닌지, 어떻게 발음되는지, 그리고 중심 개념 하나 정도는 미리 파악해 둔다면, 이번 문맥 속에서 어떤 의미로 전달되고 있는지 빨리 유추하는 것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.

 

- 즉, '단어-발음(강세)-대표적인 뜻' 요렇게만 간략하게 미리 파악해 두는 것이다. 세부 뉘앙스는 살아있는 인풋을 무한 반복하는 과정에서 차차 무의식적으로 접수하는 수밖에 없다. (덩어리, 패턴 단위로 그대로 흡수)

 

- 특히, 정확한 발음을 알아두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.

- 왜냐면, '읽기'가 무엇인가? 밖으로 내뱉든, 마음 속으로만 읽든, 어쨌든 간에 발음이 되어야 읽을 수 있다는 사실이다. (정확히 자신있게 발음할 줄 알면, 단어를 기억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됨. 내가 경험해봐서 이건 확실함) 

 

-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, 단어를 먼저 완벽하게 마스터 해놓자는 것이 아니다. 그냥 정확히 읽을 수 있고, 앞으로 사전 없이 그냥 문맥속에서 유추할 수 있을 정도의 바탕을 만들어 놓자는 것이다.

 

- 비유하자면, 이런 것이다.

- 내가 곧 어떤 단체에 가입해서 여러 사람들을 만나게 될 텐데, 이 사람의 이름이 무엇이고, 직책이 뭔지 정도만 미리 파악해 두자는 것이다.

- 그 외에 그 사람들 하나하나의 성격이 어떤지는 제3자로부터 아무리 설명을 들어봐야 와닿지 않는다는 것이다. (전혀 공감 안됨)

- 실제로 같이 생활해봐야 성격이 얼마나 더러운지, 혹은 얼마나 친절한지, 아니면 불같이 화를 내는 놈인지, 소심하게 돌려 말하는 놈인지 등등이 자연스럽게 파악된다는 말이다.

 

- 단어 철자나 발음 외우는게 어렵다구? 사람 이름 외우는 건 어디 쉽던가?

- 한 가지 다행인 것은... 사람 외모와 이름은 전혀 매치가 안 되지만, 단어가 어떻게 발음되는지는 쓰여있는 철자에서 충분히 힌트를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이다. (읽기란 이미 쓰여 있는 것을 보는 것이고, 쓰여 있으면 어떻게 발음되는지도 쉽게 기억난다.)

 

 

일단, 여기까지..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