영어 공부/영어 접근법

원서를 어떻게 읽을 것인가?

e나비 2021. 9. 15. 20:56

 

전체적인 메시지 혹은 스토리에 집중하자.

 

- 글 속에서 어떤 이해할 수 없는 어휘를 만났을 때, 일단은 건너뛰어 가던 길을 계속 갈 필요가 있다고 앞서 이야기 하였다.

- 그리고, 그렇게 군데군데 건너뛰어도 전체적인 글 흐름을 파악하는데는 별 지장이 없을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이다.

 

- 만약, 내가 건너뛴 하나의 덩어리 표현이 꽤 중요한 어휘라면 앞으로 살면서 계속 만나게 될 것이고, 한 번, 두 번 스치며 읽었던 것이 나도 모르게 저절로 뇌리에 박히는 경우가 많다. (이런게 바로 습득이란 거다.)

 

- 한 번 예를 들어볼까?

 

- 솔직히 나는 우리말 중에 '풀무질'이란 단어가 무슨 뜻인지 아직까지도 정확히 알지 못한다.

- 갑자기 들으면, 어감상 무슨 바느질의 일종인가? 싶기도 하다. 

 

- "풀무질을 하면 화덕의 불꽃은 더욱 살아난다." 라는 하나의 완성된 문장을 보고나서야, "그래, 이런 식으로 쓰는 경우를 많이 봤어. 대충 그런(?) 뜻이지~" 하고 방긋 웃게 된다.

- 하지만 누군가가 그 뜻을 물으면, "음... 음... 그거 있잖아 왜~ 그거." 라며 또 얼버무리게 된다. 

 

- '풀무질'을 Daum 사전에서 찾아보면, "풀무로 바람을 일으키는 일" 이라고 되어 있는데, 이걸 확인하는 순간 "그래 내가 말하려고 했던 게 바로 이거 였어~ ㅎㅎㅎ" 라는 반응을 보인다는 사실이다.

 

- 그럼 또 누군가는 '풀무'가 뭔데? 라고 묻겠지만... 그러면 내가 이렇게 답하겠지... "너는 그게 왜 궁금한데?"

 

 

- 아무튼, 내가 Daum 사전에서 찾은 '풀무질' 관련 예문들을 나열하면 다음과 같다.

 

 

"그는 땀을 뻘뻘 흘리며 풀무질을 하고 있었다."

 

- 위 문장의 앞 뒤 문맥이 없지만, 아무튼 별로 중요하지 않은 문장일 가능성이 크고, 대충 "그는 뭔가 열심히 일하는 중이었구나." 하고 넘어가도 별 무리 없다는 사실이다. 

 

 

''이주호는 사금파리 씹는 소리로 이를 갈며 연방 풀무질 소리를 내뿜었다." 

 

- 위 문장을 보는 순간, "이게 뭔 개소리여?" 라는 생각이 들지만, 이것도 대충 의미를 유추해 보자면, "이주호가 몹시 화가나서 계속 씩씩거리고 있구나." 하고 넘어가면 그만이다.

 

 

"부월이는 솟구치는 분기를 이기지 못해 고무풍선만 한 가슴으로 대장장이처럼 풀무질을 하면서 씨근벌떡 콧김을 불고 있었다."

 

- 위 문장을 읽었다면,  "부월이? 여자 이름인가? 근데 뭐 고무풍선만 한 가슴이라고? 그게 얼마만 한 가슴인데? 아무튼 얘도 지금 화가나서 씩씩 거린다고 가슴이 들썩들썩 하는 중이구만." 하고 또 넘어가도 충분하다는 것이다. (어법이나 표현에 너무 신경쓰지 말고~)

 

- 보통 이런 말 장난들은 소설같은 문학 작품에서 종종 볼 수 있는데, 여기서 쓰인 어휘들의 뜻을 정확히 캐치하려고 들면 헛수고 하는 것이다. 그저 독자들의 상상력에 맡겨진 매우 주관적인 표현들로 받아들이는 것이 맞다고 본다.

 

- 내가 원서로 '해리포터 시리즈'를 읽어 본 적은 없지만, 이 소설의 작가도 자꾸 의도적으로 특이한 표현을 쓰려고 노력했을 가능성이 크다.

- 내가 예전에 많은 사람들이 '해리포터 시리즈'를 추천하는 것을 보고 한 번 읽어보려고 했다가 몇 페이지 못 읽고 바로 포기했던 기억이 나는데... 암튼 어린이를 대상으로 쓰인 소설임에도 불구하고, 당시 내가 모르는 표현들이 무더기로 쏟아져 나와 식겁했었다는 사실이다. (그 당시엔, '그냥 건너 뛰면 된다'는 생각을 아예 못 했음)

 

 

"이 집 저 집 풀떡풀떡 풀무질하는 소리와 매캐한 왕겨 때는 연기가 온 동네를 서린다."

 

- 위 예문을 보면 또 이런 의문이 들 것이다. "뭐? 연기가 온 동네를 서려?" 

- 그러면, 또 '연기가 서리다.' 라는 표현을 암기하려고 끙끙 댈 것이 아니라, 그냥 "지금 온 동네에 연기가 자욱하구나." 라고 속으로 한 번 장면을 상상하고 넘어가면 그만인 것이다. (이런 것이 바로, 메시지 혹은 스토리에 집중하는 것이 아닐까.)

- "이번엔 내 비록 그냥 넘어가지만, 만약 중요 표현이라면 언제 어디선가 다시 만나게 되어 있으니, 우리 인연이면 다시 만나자." 라는 식으로 쿨하게 헤어지는 것이 정신 건강에 좋다.

 

 

- 아무튼, 지금까지 살펴본 내용을 종합하자면... '내 사전에 결코 풀무질이란 말은 없다.'는 것이다.

- 그렇기 때문에, 앞으로도 쭈욱 내 입에서 '풀무질'이란 단어가 튀어나올 일은 없다고 보면 되는데, 만약 누군가로부터 '풀무질'이란 말을 들었고 그 말을 다른 누군가에게 전해야 한다면, 내 사전에 등록되어 있는 다른 단어 혹은 표현으로 바꿔 말할 것이 틀림없다.

 

- '사금파리 씹는 소리', '씨근벌떡 콧김을 불다', '연기가 서리다' 등의 표현도 마찬가지. 앞으로도 내가 이런 표현을 쓸 일은 절대 없다고 보면 된다. 그저 내가 쓰는 말(내 사전에 등록된 말)로 바꿔 말하면 그만이기 때문이다.

 

- 우리말을 영어로 옮길 때도 마찬가지다. 우리말을 먼저 떠올린 후에 단어 하나하나를 영단어로 번역하여 문장을 만들려고 하는 것은 좋지 못한 방법이다.

- 그저 내가 쓸 수 있는 쉬운 영문으로 바꿔 말하려 자꾸 시도하는 것이 맞다. (말이 쉽지. 나도 아직 안되는데, 누가 누굴 가르치는 중?)

 

 

 

문장의 기본 어순과 패턴을 눈여겨 보자.

 

- 일단, '이해 가능한 인풋' 위주로 글을 접하다 보면, 처음에는 문장 구조가 간단하고 짧막한 경우가 많을 것이다.

- 기본적으로... 주어(S) + 동사(V) 가 먼저 오고, 이후 보통 무엇(O)에 해당하는 어휘가 오며, 그 밖의 부가적인 설명은 맨 뒤로 빠지는 경우가 일반적이다.

 

- 나는 먹었다 밥을 / 어디서 / 언제

- 그녀는 가장 아름답다 / 그 교실에서 

- 한국전쟁은 발발했다 / 1950년에

 

- 6하원칙에 따라 작자가 하고자 하는 말이 어떤 순서로 나열되고 있는지 잘 관찰할 필요가 있다. (6하원칙이란? 누가, 언제, 어디서, 무엇을, 어떻게, 왜?)

 

- 우리말과 달리 영어는 어순이 매우 중요한데... 반드시 [누가, 했다, 무엇을, 어떻게, 어디서, 언제]의 순으로 어휘들이 배치되어야 한다는 것이다. (음... 아직 확신하면 안되긴 한데, 과거 내 기억에 의하면 그렇다는 거다.)

 

- 또는 [뭐가, 어떻다, 어디서, 언제]의 형태도 떠올려 볼 수 있겠다.

 

- 만약 주어가 길어질 경우, 가주어를 먼저 쓰고 진짜 주어는 문장의 뒤로 돌리는 경우도 있다.

(흠... 또 어떤 경우가 있을까... 일단 이정도 하고 패스~ 나도 앞으로 공부 많이 해야 혀~ ^^;;)

 

- 아무튼, 영어는 핵심적인 내용(주인공) 흑은 결론부터 말한 후에, 주렁 주렁 부가적인 말들을 덧붙여 나가는 형태로 보면 된다.

 

- 과거 어떤 TV 프로그램에서 한국인과 서양인을 대상으로 실험한 것이 있었다.

- 어떤 그림을 보여주고 난 뒤에 '그림의 세부 정보를 누가 더 많이 기억하는가?'에 대한 실험이었던 걸로 기억한다.

 

- 실험 결과 거의 대부분 한국인이 서양인들보다 더 많은 그림 내용을 기억해서 설명하더라는 것이다.

- 그 이유가 뭐냐면... 한국인의 경우 그림의 배경부터 먼저 훑고난 후에 그림 중앙에 위치한 주인공(?)에게로 시선이 옮겨간 반면, 서양인의 경우 바로 다이렉트로 화면 중앙에 배치된 주인공의 행동에 시선이 꽂힌 이후로는 더 이상 시선의 움직임이 없더라는 것이다.

 

- 다시말해, 영어의 어순뿐만이 아니라, 사고의 형태에 있어서도 한국인과 서양인은 정반대의 모습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. 즉, 서양인은 무조건 본론 혹은 결과, 또는 주인공부터 말하고나서 그 밖의 배경이 되는 내용들을 차차 덧붙여 나간다는 것이다. 

 

-  만약, 한국인이 "내가 언제 어디서 길을 걷고 있었는데, 진짜 예쁘고 사랑스런 나비 한 마리가 날아와 장미 꽃에 내려앉길래 내가 조심스럽게 다가가서..." 라고 말한다면, 아직도 우리는 결과를 모르고 있는 것이다.

 

- 한국말은 끝까지 들어봐야 안다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다.

- 즉, 나비가 이뻐서 결국 사진을 찍었다는 건지, 아니면 잡아서 죽여버렸다는 건지(?) 결론이 맨 나중에 온다는 사실이다.

 

- 그에 반해, 미국인은 "내가 그 나비를 잡아 죽였어. 나는 예쁜 것을 죽이면 굉장한 희열을 느껴. 내 안에 악마가 있는 걸까?" 라고 말 할 수도 있는 것이다.

 

- 더 예를 들자면... 나는 직업 특성상 하루에도 많은 사람들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... 그때마다 엄청 답답한 기분을 많이 느낀다는 것이다.

- 왜냐면, 나는 빨리 뭔가 조치를 취해야 하는데, 한참을 들어도 도대체가 본론, 혹은 결론이 안 나오고 있는 경우가 태반이기 때문이다.

- 그래서 내가 말을 끊고는 곧바로 본론으로 들어가도록 유도하면, "아니, 이 사람이 내 말을 끝까지 안 듣고 자꾸 말을 끊네? 당신 왜 그러는 거냐?" 이런 식으로 나오는 경우도 정말 많다는 거다. 

 

 

- 한편, 글들을 읽어나가면서 비슷한 형태의 문장 패턴이 계속해서 반복되고 있음을 인지할 필요가 있다.

- 또한, 단문이라면 크게 신경써야 할 부분이 바로 시제인데, 과거/현재/미래/완료/진행 등의 형태로 조금씩 패턴이 변화하고 거기에 따라 뉘앙스가 계속 달라지는 것을 느껴야 한다.

- 또한 뉘앙스 차이를 느끼려면 조동사 패턴의 변화도 기본적으로 습득해야 할 내용들이다.

 

 

 

문장의 길이가 길어지면, 구문들의 연결 형태를 따져 보자.

 

- 문장이 매번 간단하기만 하면 좋으련만, 현실은 난이도가 조금만 올라가도 문장들이 본격적으로 길어지기 시작한다는 건데, 그렇다면 중간 중간에 내용들을 이어붙여주는 접착제들의 존재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. 

- 아무튼 이 정도 문법들은 일단 정리하고 넘어가는 것이 시간을 단축하는 길이 아닐까 싶은데, 크라센 박사가 이에 동의할지 모르겠다.

 

 

일단, 여기까지...